내가 올해부터 ‘한몽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하려는 목적은 분명하다. 재한몽골학교 동문이 성공의 길로 가도록 지원하여 그들의 삶은 물론, 몽골의 미래를 더욱 풍성하게 하려는 것이다. 그것은 곧 몽골학교의 존재 이유이기도 하다. 그래서 일명 ‘독수리 프로젝트’는 내게 매우 중요한 사역이다. 얼마 전 몽골을 방문하였을 때 몽골 교육부 장관과의 면담에서 ‘독수리 프로젝트’의 목적을 설명하니 매우 감사하다며 큰 관심을 보여주었다. 몽골 아이들의 교육을 넘어 성공의 길에 들어서도록 계속해서 새로운 길을 만드는 것이 내 사명이다. 지금까지는 혼자서 마음으로 상상하고 꿈을 꾸었고, 나무를 심는 마음으로 학교를 세워 운영해 왔다. 겨자 나무를 상상하며 겨자씨를 뿌렸다. 작은 묘목이지만 정성스럽게 물을 주고 돌보며 농부의 마음으로 학교를 일구어왔다. 농부였던 나의 아버지께서 내게 보여주신 그대로 살았다. 아버지는 살아생전 나무를 사랑하셨고 지금도 어머니가 사시는 집 마당에는 아버지가 심어놓은 나무들이 가득하다.
나는 그 나무들을 보고 자랐고 그 열매들을 먹고 살았다. 나무가 자라면 언젠가 열매를 맺는다는 사실은 영원한 진리이고 그것은 내 삶의 지혜가 되었다. 양평의 생태마을에 아버지께서 심으신 블루베리가 올해에도 많은 열매를 맺었다. 나이가 들면서 농부의 마음으로 나무를 심고 가꾸듯 인생도 그렇게 사는 것이 진리임을 깨닫는다. 그것만이 우리들의 삶을 조금이나마 풍성하게 하는 지름길임을 알 것 같다. 천천히 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것이 가장 빠르게 가는 길임도 알겠다.
지난 8월 15일 우리는 몽골의 울란바토르 중심가에 있는 바양골 호텔에서 ‘한몽 비즈니스 네트워크’ 행사를 개최했다. 몽골학교 동문들이 속속 모여들었고 찾아와 인사하는 그들과 축하하려 찾아온 이들의 인사를 받느라 정신이 없었다. 발제를 맡은 이들을 소개하고 몽골 언론사 기자와의 인터뷰도 가졌다.
눈이 안 보이는 데다 고비사막에서 발목이 골절되어 고통스러웠지만 행복한 하루를 보냈다. 우리 학교 제자들이 찾아오며 가져온 꽃다발을 받는데 자꾸 눈물이 났다. 아내가 내게 찾아온 아이들의 이름을 일일이 불러주었고 나는 그들의 근황이 궁금하여 어떻게 살고 있는지를 물었다. 그들의 면면을 보고 나는 깜짝 놀랐다. 기업인, 의사, 변호사, 세계적인 성악가, 작은 카페를 운영하고, 뷰티샵을 두 군데나 운영하는가 하면 한국과 몽골을 오가며 무역을 하고, 대사관 직원으로, 정부 부처의 공직자로, 식당의 주인으로, 바쁘지만 열심히 자신들의 인생을 살고 있었다. 나는 제자들의 손을 일일이 잡으며 내가 진정 살아있음을 느꼈다.
그 순간 아버지가 떠올랐다. 아버지가 내게 보여주신 그대로 내 인생을 살고 있었음을 깨달았다. 사과나무, 감나무, 대추나무, 앵두나무 등 우리 집에 심어주신 나무들이 떠올랐다. 그 순간 나는 학교를 세우고 아이들을 교육하는 일, 졸업한 동문들을 위한 성공프로젝트 등 내가 선택하고 만들어 가는 사역이 농부이신 하나님의 사역임을 확신했다. 예수께서 말씀하신 겨자씨 사역임을 깨달았다.
나무를 심어야 한다. 평화의 나무를 심고, 성공의 나무를 심어야 한다. 구원의 나무를 심고 미래를 준비하는 나무를 심어야 한다. 나무를 심는 자만이 미래를 준비하는 지혜로운 자이다. 노아가 방주를 짓듯 나는 몽골에 사랑과 구원의 나무를 심기로 했다. 아버지가 내게 가르쳐 주신 그대로 나무를 심기로 했다.
몽골학교 동문들을 위한 성공프로젝트 일명 ‘독수리 프로젝트’ 사역은 겨자씨 선교다. 시작은 보잘것없고 작아 보이지만 언젠가 큰 희망과 의미를 우리에게 보여줄 것이다. 몽골학교 교육과 독수리 프로젝트와 같은 지속적인 사역은 나섬과 몽골학교의 선교적 미래는 물론이고 우리 공동체 전체가 사는 길을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몽골을 넘어 북한, 만주와 중앙아시아를 지나 땅끝까지 길이 만들어지고 있다. 겨자씨가 겨자 나무가 되어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열매를 맺는 날, 그날은 반드시 올 것이다. 나는 이번 행사를 통해 그 희망을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