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디아교회에 보내는 편지를 이해하려면 율법주의를 버리지 못하는 당시 시대상황을 알아야 한다. 예수를 믿으면서도 여전히 할례를 받아야 한다고 말하는 유대인들을 바울은 몽학선생이라 불렀다. 초대교회였으니 이해가 되기도 하지만 그런 분위기는 2000년이 지난 지금 한국교회 안에도 남아 있다. 율법의 찌꺼기 같은 이념의 쓰레기들이 교회 안에 넘쳐나니 말이다.
지금 우리 교회는 예수가 만들어낸 복음의 의미에서 완전히 벗어나 후퇴한 이념에 종노릇하고 있다. 바울은 갈라디아교인들에게 더 이상 율법에 종노릇하지 말라고 했다. 예수를 믿으면 그것으로 자유함을 얻은 것이다. 예수를 믿으면 그것으로 모든 것은 해결된 것이다. 더 이상의 율법이나 할례 같은 것은 필요가 없다. 오히려 그런 것들을 추종하고 믿는 자들을 미혹하려는 자들을 경계하여야 한다. 믿는다는 것은 다른 차원이다. 할례 같은 형식적인 율법주의를 벗어나 새로운 차원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그것은 자유함이다. 자유함이란 우리를 지배하는 모든 것들로부터의 자유다. 율법에서부터 이념까지 모든 인간의 삶을 지배하려는 것들로부터의 자유다.
예수가 자유를 주셨으니 더 이상 율법에 종노릇하지 말라고 갈라디아교인들에게 말하는 바울의 간절한 권고를 들으며 현재를 사는 우리에게 이념에 종노릇하지 말라고 당부하는 바울을 상상한다. 우리는 이념위에 존재한다. 우리는 이념을 초월한 새로운 세상을 소망하며 그것을 하나님 나라라고 부른다. 정치인들이 만들어 놓은 이념의 진영논리에 빠지는 것은 불행이다. 이념을 팔아 이익을 챙기려는 종교사기꾼들의 술책에 넘어가는 것은 그 개인에게는 물론이고 한국교회 전체에 큰 손실이다.
이념을 신앙으로 둔갑시키려는 미혹의 세력을 경계하고 오직 복음의 정신에 합당한 삶으로 건강하게 살아가야 한다. 몽학선생들과 거짓교사들을 경계하라. 그들이 판치는 세상은 곧 사라질 것이니 바울의 말을 들어야 한다. 예수가 옳다면 그가 주신 자유함으로 이념에 종노릇하지 말라!